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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y Story/Dream

Disciples of Babylon, Prolog

때는 지혜로움과 평화로움의 왕국, 엘가로드(Algalord), 엔슬롯(Ancelot), 이렌가드(Irengard), 엘가드(Elgard)가 공존하던 시대였다. 그들은 이미 아크론(Akron)이라는 무지막지한 지옥의 군대와 싸운 적이 있었다. 다행히도 그 시대의 나라들의 왕은 매우 지혜로워서, 얼음의 전사(Warrior of ice)와 어왈드(Arwald) 장군의 힘으로 인해 아크론을 물리쳤다. 얼음의 전사가 에메랄드 검을 이용한 장황한 희생이 차마 잊혀지기도 전에 아크론의 후손들은 그 뒤를 이어가고 있었다. 평화가 공존하던 시대가 다시 찾아왔다고 믿기 시작하자 그들은 활동을 시작하였다. 아크론의 셋째 아들, 네크론(Nekron)이 그 봉화를 당겼다. 네크론은 삽시간에 하거(Hargor)를 다크랜드(Darklands)의 수도로 삼았으며, 번화와 번창의 길을 걷던 하거는 천사들과 인간들의 뼈로 게이트가 만들어진(Portals made of angels' bones), 그야말로 참혹한 곳이 되어 버렸다. 네크론을 비롯한 다시 한번 일어난 지옥의 군대들은 하거를 출발점으로 삽시간에 북서쪽의 지역 드워프들의 땅 로어가드(Loregard)를 점령하였다.  

   

그러나 아직 희망은 존재하였다. 엘가로드와 엔슬롯, 이렌가드와 엘가드의 지혜로운 왕들(Wisdom of the Kings)의 후손은 그들의 말을 무시하지 않았다. 후손들 조차도 아직은 타락하지 않았던 상태라, 백색 용의 기사단(The White Dragon's Order)이라는 존재를 새로이 창설할 수 있었고, 백색 용의 기사단은 네크론의 지옥의 군대와 이 땅의 미래를 걸고 전투를 계속하였다. 그러나 상대는 저주받은 족속들이다. 그들이 받은 저주는 죽지 못하는 저주. 고통 속에서 영원토록 살아야 하는 저주이다. 그러나 그 저주는 전쟁에선 큰 빛을 발할 터. 백색 용의 기사단을 비롯한 '성스러운 연합'은 계속해서 궁지에 몰렸다. 애초에 계획되었던 로어가드의 탈환은 이미 뒷전이었고, 예전에 하거를 점령하였던 엘가로드가 가장 먼저 후파를 받았다. 성스러운 연합은 정말 맹렬히 싸웠으나, 계속해서 살아나는 악마들을 상대로 맹렬히 싸운다한들, 승리는 하지 못했다. 마침내 백색 용의 기사단은 엘가로드 앞에서 싸우지 아니하고 엘가로드와 함께 싸우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전쟁은 무르익어, 결국 엘가로드가 함락될 위기에 처했지만 뜻 밖에도 네크론이 갑자기 공격명령을 거두었다.  

   

네크론과 엘가로드의 대치상태가 지속된 것도 이제는 반 년. 인간들은 6개월 동안을 도저히 마음 편히 보내지 못했고, 네크론의 뜻을 알아내기 위해 간첩들을 보내기도 했지만 번번히 시체로 돌아왔다. 그럼에도 공격을 받지 않은 것은 다른 꿍꿍이가 있다는 것이 명확했다. 그러나 아무도 네크론의 깊은(?) 뜻을 알지는 못했다. 연합국 측은 자신들의 병사, 기초, 시설을 모두 점검하였으나 6개월간의 보완으로 더 이상 약한 곳은 없었다. 즉, 전면적인 전쟁이 아니고서야 엘가로드가 함락될 방법은 전무하였다. 그럼에도 네크론은 조용히 때를 기다리는 듯 했다.

   

엘가로드에는 오랜 전설이 있었다. 그 전설은 백색 용의 기사단이 창설된 이유이기도 하였다. 바로 7명의 현자들이다. 그들은 오랜 옛날 바빌론이라는 현자에게 가르침을 받고, 현재는 자신의 능력을 숨기고 은둔하고 있다고 전해지는 현자들이었다. 그들의 능력은 베일에 휩싸였지만 일단은 전설인 만큼 결코 무능력하게 알려지지는 않았다. 오랜 현자 바빌론은 옛날 아크론의 친구이며, 아크론의 아들 다거를 가르친 현자로 알려져있다. 바빌론은 아크론이 전쟁을 일으키자, 다크랜드를 뛰쳐나와 인간들과 싸웠다고 전해졌으나, 얼음의 전사가 에메랄드 검으로 전쟁의 종지부를 찍게 되자, 그 후 바빌론의 모습을 본 이는 아무도 없었다. 역시 들려오는 것은 전설 뿐.. 7명의 현자는 바빌론에게 영생의 힘을 일곱 갈래로 쪼개져 받았다는 것, 그래서 7명의 현자는 시간의 흐름으로는 죽지 않는다는 것, 등이 알려진 전부였지만 엘가로드와 엔슬롯, 이렌가드와 엘가드에 사는 모든 이들은 그 전설 아닌 전설을 믿고 있었다.

   

지혜로운 왕들의 후손은 이 점에 착안하여, 7명의 현자를 보호한다는 뜻으로 '백색 용의 기사단'을 창설한 것이다. 백색 용의 기사단은 모두 백마를 탔으며, 용기사가 5천, 기마가 5만으로 이루어진 무적의 기사단이었다. 그들의 주 목적은 시민들을 보호하는 것이었다. 더욱 더 나아가 7명의 현자들을 보호한다는 명목 아래, 백색 용의 기사단은 거의 수호신 처럼 여겨졌고, 실제로도 백색 용의 기사단 대원 모두 그런 자부심을 갖고 자신의 목숨을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었다. 이런 위기가 눈 앞에 닥친 상황에, 7명의 현자들을 찾으려는 노력이 이어졌으나 그 누구도 찾지 못했다.

   

   

시점은 옮겨가서, 엔슬롯의 시골 지역인 다르메라는 곳에 있는 작은 초가집.. 그 곳에 조용히 혼자 살고 있는 소년이 한 명 있었다. 키는 175 정도 될까.. 그렇지만 비율 덕택에 전혀 작아보인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머리는 어깨까지 내려와서 깔끔하게 묶었다. 175라는 키에 울긋불긋한 근육은 없었으나 웃옷을 벗으면 잔근육이 있어서, 딱 소녀들이 좋아하는 그런 타입의 소년이었다. 그 소년은 평범하게 밭을 갈구고 있었다. 밭과 논을 모두 갈아야 새로이 먹을 것을 수확할 수 있으니까. 하루 이틀 그렇게 살아갔다. 비오는 날에도.. 밤에도.. 낮에도.. 어느 날과 다를 바 없이, 새벽에 소년은 일을 하러 나갔다. 유난히 달빛이 밝았다. 바람도 셌고.. 열심히 새벽 바람을 맞으며 밭을 갈던 도중, 건너 편에서 몸집이 큰 이가 자신을 향해 천천히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남자였는데, 청년은 아니었고 백발이 훤칠한 노인이었다. 키는 190 정도 되었는데, 역시 비율 덕택에 크게 이상하지는 않았다. 하얀색 망토 같은 것을 두르고 있었는데, 수염도 머릿카락 만큼이나 길었다. 표정은 매우 온화하여 '지혜로워 보이다'로 밖에 표현할 수 없었다.

   

"누구시죠?"

소년은 일말의 두려움을 느끼며 그에게 말을 걸었다. 너무나도 온화하고, 어린 꼬마를 보는 눈빛이 이제는 섬뜩했다. 그러나 악의가 보이지는 않았기에,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는 않아서 심각한 두려움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가 나에게 무엇인가 변화를 줄 것이다'라는 느낌은 지워지지 않았다.

   

"날 세.. 바빌론(Babylon)"  

노인은 천천히 자신을 밝혔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갔다. 소년은 생각했다. 바빌론?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잠깐, 바빌론은 전설의 인물 아니던가. 장난을 치는 거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 지혜의 기운 앞에서 그는 자연스레 그가 바빌론이라고 밝힌 것을 믿게 되었다. 노인은 천천히 말을 이었다.

   

"세상은 생각보다 위험하다네.. 여러 가지 의미로 말이야.. 자네가 눈을 뜨는 것이 불가피 해 버렸어. 나는 영생의 힘을 잃은 몸, 자네에게 가는 것이 최선책이었어.."

숨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다.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소년은 있는 힘껏 질문을 던져보았다.

   

"…목적이 뭐죠? 왜 날 찾아올 수 밖에 없던거죠?"

노인은 미소를 띄었다. 그리고 소년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그건, 자네가 내 제자이기 때문이지."

손에서 빛이 났다. 그리고 엄청난 고통이 소년을 습격해왔다. 동공은 확장을 넘어, 폭발할 것 같았다. 조용한 오두막 집에서, 소년의 고통의 비명만이 들려왔다.

   

"으아아아악!!!!"

소년의 고통의 소리는 점점 멎어갔다..

   

"눈을 뜨게, 제 3 제자, 그대는 일곱 제자의 각기 다른 임무에서, 다른 제자들을 수호하는 임무를 받았네. 자네의 이름은 수호(守護)하는 자, 시리아(السورية, Sūriyyah)."  

노인은 천천히 말을 이었고, 소년은 자각하였다.

   

'내 이름이.. 시리아..'

그러고 보니 자신에게 이름 같은 건 없었다. 그저.. 그저 소년으로만 불리었을 뿐.. 17살의 소년으로만 불리었을 뿐.. 이름 같은 건 없었다. 그 생각을 끝마치기도 전에, 다시 한번 고통이 엄습해왔다. 귓볼에 S라는 글자사 새겨졌다. 마치 불로 지지는 것 같이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이번에 소년은 참아내었다.

   

"시리아, 다른 제자들을 찾아내 이 세상을 구하도록 하게. 그것이 제 일의 임무.. 모든 능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알게 될 것이니라."

털썩 주저 않은 소년에게, 시리아라는 이름을 주고 그 노인의 모습은 사라졌다. 천천히 사라지고 있었다. 끝에 '부디.. 희망을..'이라고 말을 하고, 노인의 모습은 천천히 사라졌다. 얼마 간 소년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는 진정 현자 바빌론이었으며, 자신은 수호의 시리아라는 것. 그리고 그 순간 내게 부각된 어떠한 능력이 있으며, 그 능력을 다른 제자들을 보호하고 수호하는 데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 지금 자신이 생각할 것은 다른 여섯 제자를 찾아내는 일.

   

그런 일이 머릿속으로 정리되기 시작하자, 소년은 그만 눈을 감고 말았다. 밖이었고 곧 해가 뜨겠지만, 춥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덥지도 않았으며, 그저.. 그냥 포근한 대지 위에서 잠을 청해버렸다.

 

 

 

 

 

 

 

급작스럽게 이야기를 시작하느라, 정말 헛점이 눈에 많이 보입니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항상 생각해왔던, "가사를 소설로 써보자"의 일환입니다. 알다시피 저는 멜로딕 스피드 메탈을 정말 좋아하구요. 멜로딕이라는 장르의 이름답게, 가사가 판타지컬한 것은 두 말할 것도 없습니다. 드래곤포스의 1집 곡인 '바빌론의 제자들'(Disciples Of Babylon)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고 싶었지만 역시 소설가가 아닌 이상 세계관을 다시 짜는 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Rhapsody Of Fire의 엘가로드 연대기(Algalord Chronicles)의 세계관을 빌려왔습니다. 왜 제자가 7명이냐는, Rhapsody Of Fire의 노래 Last Angels Call에서 나오는 Seven Wizards came from distant lands 라는 문구에서의 여기에서 7명의 현자가 바로 바빌론의 제자라는 컨셉트 때문입니다. 그래서 앞 부분의 에메랄드 스워드 스토리도 잘라내야 했습니다.

 

이야기의 주축은 역시 바빌론의 제자들이 모두 각성하여, 적 네크론을 물리친다에 있습니다. 야한 것도, 재미있는 것도 넣어야겠죠.

 

팬픽이 아니라 이것은 꿈입니다. 17세 소년의 꿈의 문장들입니다. 아무도 지켜보지 않겠습니다만, 언제나 꿈을 쓸 것입니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