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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y Story/Dream

Disciples Of Babylon – Start Episode 1

때는 지혜로움과 평화로움의 왕국, 엘가로드(Algalord), 엔슬롯(Ancelot), 이렌가드(Irengard), 엘가드(Elgard)가 공존하던 시대였다. 그들은 이미 아크론(Akron)이라는 무지막지한 지옥의 군대와 싸운 적이 있었다. 다행히도 그 시대의 나라들의 왕은 매우 지혜로워서, 얼음의 전사(Warrior of ice)와 어왈드(Arwald) 장군, 아레시우스(Aresius) 장군의 힘으로 인해 아크론을 물리치는 데에 성공하였다. 물론 결정적인 이유는 정의(正義)의에 대해 혼란을 가진 어둠의 땅의 아들, 다거(Dargor)의 반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거의 도움으로 아크론을 죽이는 것에 성공한 얼음의 전사는, 에메랄드 검과 함께 죽음을 맞이 했고, 영웅으로 떠오른 다거는 급히 모습을 감추었다. 얼음의 전사가 에메랄드 검을 이용한 장황한 희생이 차마 잊혀지기도 전에 새로운 종류의 위협이 감지되었고, 다가오고 있었다.

바로 아크론에 둘러싼 전설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식 계층과 왕들은 이에 대한 조사를 촉구, 엄선된 책사와 고고학자들을 이용해, 각종 기록을 찾기 시작했다. 조사가 진행된지 얼마 되지 않아, 엘가로드의 대신전 도서관 안에 하나의 문서가 발견되었고, 곧 새로운 논란거리가 되었다. 엘가로드의 대신전 도서관에 남겨진 고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부분이 존재했다. 사실은 말이 고대 기록이지, 아주 오래된 평범한 책의 맨 마지막에 매우 휘갈겨 쓴 글씨로 아래와 같은 글귀가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툭툭 떨어진 혈흔, 그리고 그것이 번져서 커져 보이는 얼룩들.. 처음엔 알아보기 힘들었다. 고대의 언어였던 것이다. 더군다나 혈흔에 잉크가 겹쳐서, 글자들이 일그러져 보였다. 이런 저런 이유 덕택에, 단 몇 줄인데도 해석에만 6개월이 걸렸다. 해석에 성공한 고고학자들은, 다음과 같은 문서를 공개했다.

『3000년 전, 아이노어(Ainor)는 검고 잔인한 전쟁으로부터 희생되었다.』
『빨갛고 붉은 피의 끝이 없는 강은, 얼어 붙은 평원 위의 지옥 같았다.』
『거룩한 책의 장을 떠 받들라, 그리하여 천사들의 말처럼 행동하라. 』
『고대 에리언(Erian)이 쓴 하얀 책은, 불멸의 피로써 쓰여졌다. 』
『에리언은 불멸의 책을 어딘가에 숨겼도다. 』
『불멸의 책은 전쟁의 근원을 봉인하기에 이르렀도다.』
『신비한 붉은 달의 해(Age of The Mystic Red Moon)에, 북쪽 땅에서 사람과 용들이 떨어지고 죽었도다. 』

3000년 전, 아직 고대의 나라 아이노어(Ainor)가 존재하던 시절, 무엇이 일어났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3000년 전, 무엇인가 일어났고, 북쪽 땅 고대의 나라 아이노어는 흔적도 없이 갑자기 역사에서 사라졌다는 것이다. 많은 지식인들은 이에 대한 기록을 추적하기에 이르렀다. 약 2년간, 지식의 나라 엘가드와 이렌가드의 책사들은 모든 나라의 도서관과 민간 서적들을 뒤져보았다. 그러나 그 기록을 찾을 수는 없었다. 결국, 엘가로드의 군주, 아르곤(Argon)은 다음과 같은 명령을 내리기에 이른다.

'하거(Hargor)에서도 해당 조사를 이행하라'

과거 하거는 다크랜드(Darklands)의 수도가 되었던 이력이 있는 도시로, 현재 엔슬롯에 귀속되어 있는 영토이다. 하거는 특히 음습하고 어두침침한 나무들이 많았기 때문에, 반드시 다크랜드에게 점령되었다. 많은 군대들이 투입되어 하거를 찾으려 노력했으나, 모두 실패했었고 최근에야 아크론이 물러간 이후 이 곳 또한 엔슬롯에 겨우 귀화될 수 있었다. 그러나 너무 많은 나날들을 다크랜드에서 지냈기 때문에, 이 곳의 주민들은 하나 같이 폭력적이고, 지리상의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모두 어두운 표정의 국민이었다. 엔슬롯 군주 페노어(Fenor)는, 이 곳을 밝게 하기 위해 종교, 행사 등 많은 방법을 사용해 보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어두 침침한 지역의 하나로 자리 잡혀 있는 곳이다.

그러나 그만큼 하거라는 곳은 상당히 매리트가 있는 장소임에 틀림이 없었다. 과거 다크랜드의 수도가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바, 관련 서적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지옥의 군대라고 해서 옛날에 존재했던 오크(물론 지금도 존재하긴 하지만 소수이다)처럼 무자비하고, 생각이 없는 족속들이 아니다. 처음부터 그랬다면 에메랄드 검의 힘을 필요치도 않았을 테지만, 일단 그들은 영리하고 기록을 남길 줄 아는 자들이다. 하거에 아무것도 없으리란 보장은 누구도 할 수 없다.

곧 군대와 함께 아레시우스가 하거에 파견되었다. 놀랍게도, 기록이 존재했다. 그것은 가계도 비슷한 것이었는데, 가장 위에 크론(Kron)이 존재했고, 크론(Kron)의 아들로써 아크론(Akron), 그리고 네크론(Nekron)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문서를 기록한 자 조차도 네크론에게는 공포가 존재했었는지, 형평성을 잃고 '네크론은 그 누구보다 사악하다고 전해진다'라고 적어 놓았을 정도이다. 아레시우스와 기타 수장들은 이 사실을 그대로 보고해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를 열기 시작했다.

겨우 평화의 시대가 도래했는데, 네크론의 존재가 알려진다면 다시 한번 혼돈의 시대가 오는 것이 아닌가라는 아레시우스의 반대측 의견과, 아레시우스 측의 사실은 제대로 보고를 해야 나중에 후회가 없다라는 측이 팽팽이 맞섰고, 결국 아레시우스가 보고를 정확하게 드린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네 왕국은 혼란에 빠졌다. 이제서야 평화의 시대가 당도했다고 생각한 순간, 새로운 위협이 고개를 들었으니 두 말할 필요가 없었다. 정치권에서도 문제가 일어났다. 이 문제를 그냥 전설로써 받아들이자는 의견과,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므로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론이 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결국 의견은 '관련 정보가 더 필요하다.'였다. 문서 하나로써 전 나라가 경계태세에 들어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재정상태도 장난이 아닌데, 확실하게 하자는 말이 결국 설득력을 얻었다. 그러나 이미 네 나라에서의 모든 정보는 다 찾아보았고, 남은 근처 나라는 로어가드(Loregard) 밖에 남지 않았다. 엘가로드 군주 아르곤은 로어가드 왕에게 사신을 보내, 승낙을 받기에 이르렀다. 로어가드는 드워프들의 나라인데, 과거에도 이 네 나라와 친분이 유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자신들의 기록 열람 권한을 다소 쉽게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로어가드에서도 추상적인 말들이 남아 있었을 뿐, 네크론의 기록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결국, 위의 기록 조차도 진짜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의회는 가열되었으며, 평화는 찾아왔으나 정치권은 매우 혼돈스러운 상태에 이르렀다. 왕들의 주름은 하루가 다르게 깊어가고, 결국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중지하라는 명령이 떨어지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다. 진행 중지된 계획들은, 이제 더 이상 물 위로 올라 논란의 거리가 되지 않았다. 그리하여, 이 문제는 영원히 깊은 수면 상태에 빠지는 듯 했다. 그러나 많은 장로들은 이 사건을 기억하고, 여전히 조사에 매진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상한 움직임이 생겼다. 로어가드가 네 나라들과 교신을 끊어버렸던 것이다. 주기적으로 사신을 통해 동맹을 유지하고 있던 나라가, 갑자기 말도 없이 사신을 보내지 않은 것이다. 하루 이틀이 아니라, 한 달째 사신이 오지 않았던 것이다. 사신을 보내도, 사신이 다시 돌아오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네 나라는 긴급 태세에 들어갔다. 무슨 일이 필시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한 것이다. 그러나 그 나라만의 사정일지도 모르는 일이라, 쉽사리 군대를 이끌고 가기도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대치 상황조차 몇 달이 지나버렸다.

..
이렌가드는 로어가드와 인접한 나라이다. 이렌가드의 외곽에 위치한 곳에, 한 소년이 살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시리아 이클립스(Syria Eclipse). 시리아는 장발이었는데, 언제나 끈으로 그 장발을 묶고 다녔다. 그의 나이는 16살임에도 불구하고 또래답지 않게 여드름도 없었고, 전체적으로 미소년의 끼가 풍기는 아이였다. 시리아는 고아였다. 부모도, 형제도, 친척도 아무도 없었다. 시리아는 그것을 안 지 이제 5년이나 지났는데도, 가끔 그 암울한 사실을 떠올리는 순수한 청년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어렸을 때부터 이 마을의 촌장이 시리아를 거둬준터라, 생활에 크게 지장은 없었고 시리아 자체가 부지런해서 마을 사람들의 미움도 받지 않았다. 특히 촌장은 시리아를 상당히 아꼈다.

하루는 시리아를 촌장이 불렀다. 시리아가 막 열 여섯살 생일을 지나고 하루 뒤의 일이었다.
시리아는 터벅터벅, 촌장의 통나무집으로 들어갔다. 언제 봐도 참 소박하게 산다니깐. 이 할아범은. 아, 2층짜리 집은 소박함의 주의에 안들어가나?
그런 턱없는 생각을 하며, 시리아는 크게 촌장을 불러보았다.
"할아범, 나 왔어요!"
큰 소리로 불러본다. 대답이 없다.
"뭐야, 할아범! 나 부른 거 아니었어요? 집에 없나? 없으면 대답해요!"
아, 없는데 대답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아아, 왔냐 시리아?"
윗층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윗층은 주로 창고인데, 무엇인가를 찾고 있었나 보다.
"왜 불렀어요? 할아범?"
"예끼! 이놈. 너 그 말버릇 언제 고칠래?"
다짜고짜 내려오자마자 호통부터 친다. 전형적인 농촌의 아들 타입이 풍부하게 풍기는, 60 넘는 할아버지의 인상이다.
솔직히 말투가 20대 말투랑 60대 말투랑 섞여서 좀 그렇긴 한데.. 뭐 어쨌든.
촌장의 호통, 이젠 익숙해서 그다지 진지하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에이, 장난치지 마시구요. 왜 부르신 거에요?"
호통치기 좋아하고 호쾌한 촌장이지만, 딱히 부를 일은 없고, 부른다고 해도 다 진지한 이야기 뿐이었다.
여자와 놀음하면 안된다던가.. 놀음이라던가.. 놀음이라던가.. 아무튼! 그런 방향으론 쓸데없이 진지한 촌장. 마누라와 금술이 좋다.
천천히 내려온 촌장은 얼굴색을 바꾸었다.
"그래, 이제 네 나이가 열 여섯이지."
"네 맞아요. 갑자기 그건 왜요? 선물이라도 주시게요?"
시리아가 능글맞게 대답해본다. 실제로 주기라도 하면 거절할 셈으로 한 것이다.
촌장에겐 항상 고마워 하고 있으니까. 사춘기 이후로 필시 그것을 더 자주 느끼고 있었다.
지난 번 선물이 바로 오두막 집이었는데, 의외로 이런 것에 통이 큰 촌장, 이번에도 뭔가 줄 거라고 생각했다.
"네 말 꼬라지를 보아하니 선물을 주고 싶진 않다만, 일단 네게 주어야 할 것이 있다. 물론 선물은 아니지. 아 선물인가?"
정체성에 혼란이라도 가지셨습니까- 라고 말하면 필시 난 죽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촌장의 행동을 지켜보는 시리아.
잠시 시리아의 얼굴에서 무엇인가를 읽었는지, 갖은 인상을 쓰더니 촌장은 다시 2층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위에서 '젠장- 여기 어디 있었는데, 이 놈의 마누라 설마 버린거 아냐?'라는 말이 얼핏 들렸다. 금술이 마냥 좋지만은 않나 보군요.
시리아는 그냥 서 있기도 뭐해서 대충 의자에 앉아 있기로 했다. 이젠 내 집처럼 편안한 촌장네 집. 어렸을 땐 여기에서 살았으니 당연한가.
현재는 아까 말했듯이, 작은 한 칸 오두막을 얻어서 살고 있다.
그렇게 지난 과거를 회상(?)하고 있는데, 위에서 소리가 들렸다.
'아- 여깄구만,'
슬슬 내려올 낌새다.
뭘 들고 오나 했더니, 장갑이었다. 손가락을 다 감싸지 않는, 손 마디까지만 닿는 그런 장갑.
"자 받거라."
"이게 뭔데요?"
"너를 맡긴 사람이 나에게 준 거지."
"뭐라구요?"
촌장은 절대 내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촌장이 말하길, 시리아는 다리 밑에서 주워온 아이(?)라는 식으로 설명이 되어 있었다. 약 5년 전에.
"내가 누군가에게서 맡겨진 거에요?"
시리아는 어이가 없어서 되물어보았다.
"일단 받아 멍청아"
이 할아범, 노인 답지 않게 입이 험하구먼-.. 그러고는 말을 이었다.
"일단 그 사람의 부탁이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
촌장은 의자에 앉더니, 책상 위에 있던 술통에서 술을 몇 모금 마셨다.
"무슨 말씀이에요?"
시리아는 장갑을 집어 들고, 자신도 진지한 표정으로 술에 입을 대려고 했..
"분위기 타서 너도 먹으려고 하지마 자식아"
허허-, 유쾌한 할아범일세.
"사실 16년 전 너를 맡긴 한 노인이 있었다."
그러고 촌장은 말을 이었다. 촌장의 표정은 이제 진지했다. 시리아도 더 이상 장난을 치지 않았다.
"비가 오는 날이었는데 순백색의 옷을 입고 있었지. 신기한 건 온 동네가 흙탕물에 감싸였는데, 그 순백색은 마치 비를 거부라도 하듯 오히려 찬란하게 빛나더구나. 어쨌건 간에, 그는 나에게 너를 맡기면서 이렇게 말했어. 때가 되면 이 장갑과 함께, 그를 떠나 보내라. 라고 말이다."
"뭡니까 이 전설 나부랭이 같은 스토리는?"
"싸가지 없게 말하긴"
촌장이 투덜거리며 쏘아보았다. 60 넘은 사람 맞나?
"아무튼 그 때가 언제냐고 물어봤더니 노인이 잠시 주춤하더라. 그리고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열 여섯 살 생일이 지나면 이 장갑을 주어도 될 것이라고 말하더군."
"그래서 이 장갑이 뭔데요?"
이 대목에서 촌장은 술을 벌컥 들이마셨다.
"나야 모르지. 어머니의 유품일까? 아, 덧붙여서 너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절대 하지 말라고 하더구나. 뭐 나도 아예 모르는 애를 받은 거니까 할 말 없었다만."
흐응- 그런 거 였구만, 이라고 생각하며 시리아는 그 말을 듣고 장갑을 껴 보았다. 신기하게도 딱 들어 맞는 느낌이, 손에 힘이 들어가는 듯 했다.
장갑은 가죽 장갑이었는데, 통풍이 잘 되게 손등에는 여러 구멍이 뚫려 있었고, 손바닥 부분에는 S라는 알파벳이 멋진 글씨체로 적혀져 있었다.
수제인 것 같은데..라고 생각할 무렵.
"아무튼, 넌 이걸 받았고, 이제 넌 떠나야 한다."
"뭐라고요?"
시리아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노망이 들었구나.
"아까 말했잖니? 16살, 생일이 되는 해, 장갑을 주고 떠나 보내라."
이 할아범이 아무렇지도 않게 엄청난 소릴 한다.
"아니, 어디로 가라구요?"
"거야 모르지."
"장난치십니까? 지금?"
시리아의 표정이 -_-가 되었다.
"장난이 아니다."
그러나 시리아의 생각과 다르게 촌장의 표정은 진지했다.
"나는 느꼈지. 그 노인은 범상치 않았어. 그의 말에는 확신이 담겨져 있었어. 최근 로어가드에 대한 소식이 불통이라지. 너도 여길 떠나서 조금 더 도심으로 가는 것이 좋을지도 몰라."
촌장은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거짓말 같지는 않아.. 거짓말에는 맥이 없는 촌장이다. 16년을 봐왔으니, 그것은 알 수 있다.
"이해 하려무나. 네가 그 노인을 보았다면, 너도 그렇게 했을 거야. 효과가 대단 하구만. 16년이나 그 느낌을 지속하게 하다니. 나도 늙었어."
그렇게 너털웃음을 짓는 촌장.
"자금은 넉넉히 대주마. 몇 달간은 어떻게든 살겠지."
시리아는 눈을 감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도심으로 나가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라..
사실 도심에 대한 동경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없다면 그것은 거짓이다. 시리아는 청소년이고, 꿈이 많은 소년이었다.
도심으로 나아가, 그들의 환경에 대해 적응해보고 싶기도 했다. 자립해보고 싶었다. 촌장에게 기대는 것도 이제는 미안했고, 이 마을을 나가서, 자신의 꿈을 펼쳐보고 싶었다.
아 일단 꿈은 없습니다.
"알았어요. 날 맡긴 사람이 확실히 그렇게 말했다는 거죠?"
"물론이다."
촌장은 더 이상 술을 마시지 않았다. 그 대신 습관적인 손가락으로 4박자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시리아는 일어섰다. 독립하는 거야, 라고 마음이 굳었다.
갑자기 엄청난 결정을 하는 거 아니냐고 시리아의 뇌 일부가 반발했지만, 촌장은 그렇게 짙은 농담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는 우직했고, 유일하게 시리아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촌장은 시리아에게 정신적 지주였으니까. 그런 사람이 자신을 상대로 이런 놀이를 한다고는 상상도 할 수 없다.
촌장은 또 하나의 아버지였고, 그가 그렇게 말한다면, 믿어야 하는 것이다.
"짐 챙기고 올게요."
촌장은 잠시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빨리 갔다 와."
보기 드물게 촌장의 목소리는 쉰 소리가 가득했다.
그리고는 술을 벌컥 들이마셨다.
시리아가 문 밖으로 나갔다. 덜커덩-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왔다 갔다-.


한 십 분 정도가 지났을까, 촌장은 그대로 기다리고 있었다.
한 오 분 전부터 밖이 매우 소란스럽다. 뭔가 타는 냄새도 나고..
"뭐야?"
그러나 시리아 때문에 나갈 수도 없는 노릇.
마침 문이 열렸다.
촌장은 동태도 확인할 겸, 문 밖으로 나가서 시리아를 맞으려고 했다.
그런데 처음 보는 이상한 존재가 문 앞을 가로 막았다.
"..?"
갈라지는 목소리가 촌장에게 물었다. 검은 망토를 쓰고 있고, 오른손을 뒤로 숨기고 있는 수수께끼의 인물.
"'제자'는 어디 있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무슨 소리지?"
촌장이 사태가 이상함을 직감했다.
"'제자'는 어디 있냐고 물었다."
"그런 거 이 동네엔 없다."
촌장은 마음의 준비를 했다. 한 마디 정도만 나누었는데, 이 놈 위험한데,라고 직감한다.

알고 있었다.
시리아가 열 여섯 살이 되던 해에 무슨 일이 일어나리라는 것을.
나이 40에 그 정도는 눈치 챌 수 있었고, 60이 넘은 이 나이에 그것은 당연했다.

"평화로운 마을에, 침략자는 필요 없어."
"우리는 침략자가 아니다."
그리고는 뒤에 있던 오른손을 앞으로 뺀다.
칼이 들려있었다. 검정색으로 생긴 흑(
)검(劍).
"마지막으로 묻는다. 바빌론의 제자는 어디 있나."
목소리에 위협이 감돌았다. 위험해-
"우리는 모르는 일,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썩 꺼지거라!!"
촌장이 언성을 높였다. 두렵진 않았다. 정말로 사실은 알고 있었으니까.
나름 각오도 해두었다.

시리아에겐 말하지 않았지만, 그 노인은 이렇게 말했었다.
"부디 조심하시오, 시리아가 떠날 때 위험이 닥칠지도 모르오."
순백색의 망토를 두른 노인은 그렇게 말했다. 얼굴엔 근심이 가득했다.
"중요한 아이인가?"
"이 세상의 누구보다."
"알았다."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니었지만, 그 노인은 분명히 진지했고, 촌장은 그걸 놓치지 않았다.
"그대를 믿어도 되겠소?"
노인이 마지막으로 물어보았다.
"날 믿지 못했으면 아이를 끌고 이 곳으로 오지도 않았겠지"
젊었을 때의 촌장은 그렇게 말했다.
근심으로 가득 찬 노인의 얼굴이, 한 순간 약간 펴진듯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이오."
아이를 받았다.
그리고 노인이 있던 자리에는, 빗방울 소리만이 가득했다.
촌장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아내에게 '천사가 내려왔소!'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알고 있었다. 시리아는 보통 아이가 아니었음을.
그렇기에 각오 하고 있었다. 언젠가, 이 아이의 존재로 인해 위험해질 것을.
검은 옷을 입은 자는 조용히 말했다.

"그렇다면 죽어라."
그래, 솔직히 이 나이 되어서 죽는 건 싫다. 알고는 있었지.
그래도 죽는 것은 싫어.
칼이 천천히 들려, 촌장에게 다가갔다. 각오는 해뒀으니까. 촌장은 눈을 감았다.
그 때 갑자기 돌이 날라왔다. 정확하게는 소리가 들렸다. 탁하는 소리가.
"야-! 너 지금 뭐 하는 짓이야!"
시리아였다. 2M쯤 떨어진 곳에서, 시리아가 벌건 얼굴로 말했다.
으아니- 저 멍청이! 상황판단력이 그렇게 없어서야!! 어렸을 때 말한 건 떡 쳐먹었나!!
시리아는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나온 듯, 갈색 가죽 옷과 망토를 두르고 있었다.
시리아는 시리아대로 주변 마을이 웅성웅성 시끄러운 것을 듣고 바로 밖으로 나와 촌장 집으로 달려가는데, 이 상황을 보고 소리를 안 칠 수 없었다.
주위는 불에 타고 있었고, 촌장의 문 바로 앞에는 정말 이상하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인물이 있으니.
돌을 맞은 검은 옷을 입은 자는 뒤를 돌아 보았다.
"……찾았다."
조용히 내뱉었다.
이제 촌장은 안중에도 없는 듯, 촌장 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시리아 쪽을 향해 갑자기 달리기 시작했다.
"할아범, 빨리 도망가요!"
"아유 저 멍청이-"
촌장은 갑자기 2층으로 올라갔다.
그 새 시리아는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었다.
텔레파시라도 존재했는지, 하나 둘씩 시리아를 향해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이 다가왔다.
본능이 알린다. 이 놈들 위험해- 도망가야 해..!!
시리아는 무조건 뛰었다.
"우와아아-"
일단 살고 봐야 해, 라고 생각하면서 숲으로 들어갔다.
총 다섯 명의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이 자신을 추적하는 게 보였다. 물론 얼핏이라 틀릴 수도 있지만 그런 면에서 시리아는 눈이 좋았다.
돌과 나뭇가지가 발에 자꾸 엉켰다. 숨은 급박하게 차 올랐다.
타박타박 거리는 소리가 여럿 들린다. 뛰어서 숨이 찬 게 아닌 것 같아.

무서워서 심장이 터질 것 같아-

나뭇가지를 헤집고 오 분 정도 뛰었다가, 갑자기 튀어나온 사슴을 보았다.
제어할 수 없는 속도에 의해 시리아는 앞으로 굴러 넘어지고 말았다.
"우왓-!! 뭐야!"
몸을 둥글게 말아 구르길 수 차례, 시리아는 진이 다 빠지고 말았다.
터벅거리는 소리가 곳곳에 들렸다.
포위되었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아아- 젠장, 이게 무슨 꼴이람.. 뭐야 이게.. 대체. 눈물이 날 것 같구만-
시리아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총 다섯 명의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이 자신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있었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손이 덜덜 떨렸다. 장갑의 묵직함도 도움이 되지 않는 듯한 느낌.
"뭐지? 너희들은? 갑자기 무슨 짓이야?"
시리아는 공포에 떨면서도, 일단 할 말은 해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가까스로 물어보았다.
"우리는 예언된 자를 죽이러 왔다."
적 치곤 약간 친절한 듯-
"네가 제자인가."
제자? 뭔 소린지.
"제자라니 택도 없어. 우리 마을엔 그런 거 안 살아."
대답하지 않으면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아- 안간힘을 다해 썩은 미소를 지으며, 시리아는 대화에 응했다.
"네가 제자임을 알 수 있다."
시리아는 식은 땀이 나는 것을 억지로 참으며, 천천히 말했다.
"실.수.한.거.야."
적 중 한 명이 칼로 목 대신 손을 가리켰다.

"장갑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지헤의 장갑. 공인된 바빌론의 제자만이 사용 가능한 물건."
젠장- 어쩌라고. 나도 방금 받았단 말이다.
이젠 심장이 멎을 것 같아 더 이상 말도 나오지 않는다. 이젠 한계야-
그걸 항복의 뜻으로 받아들였는지, 무리 중 하나가 시리아의 목을 치려고 검을 들었다.
흑색으로 된 검이 빛난다.
시리아는 눈을 감아버렸다. 자신의 죽음에 대한 칼이 내려오는 것을 보기가 매우 힘들었다.
그 순간, 슈욱-하는 소리와 함께, 그 자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간신히 눈을 떠서 바라보니, 촌장이었다.

"할아범!"
"이 멍청아! 어서 도망가!"
촌장이 외쳤다.
무리 중 하나가 뒤를 돌아 빠르게 달려갔다.
"어서-!"
다가오는 무리에게 총장이 한 두발의 석공을 더 쏘았다.
피슝-하는 소리가 들렸다. 모두 빗나갔다. 젠장-! 맞길 기도했는데!
빠른 속도로 다가간 무리는 길게 점프해서, 그대로 검으로 촌장의 배를 찔렀다.

촌장도 무서웠다.

푸욱 하는 소리와 함께 촌장의 배에 칼이 꽂혔다.
그리고 천천히 빠졌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다.
커헉-이라는 말 밖에 하지 '못한다'.
촌장은 천천히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리고 나머지 셋이, 그 장면을 천천히 바라보고,
마침내 시리아의 목을 치러 일제히 칼을 들었다.
시리아에겐 그 순간이 마치 십 년이라도 되는 것 같았다.
뭐야-.. 갑자기-
시리아의 눈은 패닉 상태에 이르렀고, 심장은 뛰지 않는 듯 했다.
이럴 수가- 이게 무슨 일이야?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누가- 누가- 왜 이렇게 된 건지 알려줘-
2~3초 사이에 엄청나게 많은 생각이 오고 갔다.
촌장이 앞으로 고꾸라지며, 자신에게 얼굴을 드는 게 보였다.

도망쳐-라고 말하는 건가?
아냐.. 촌장은.. 그런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뭐라고 말하는 거에요? 할아범?
공포와 함께 촌장의 얼굴에서, 1초라는 짧은 순간, 그 뜻을 이해하려고 모든 생각을 동원했다.
….
…….
………
…………
……………싸워-!

싸워? 어떻게?
나를 이렇게 만든 자들을 파괴하기 위해.
나의 몸을 지키기 위해.
무엇보다, 나의 은인이고,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준, 아버지를 위해!
나에게 친절을 베풀었던, 나의 은인들을 위해!

그렇지만.. 내겐 아무것도 없어.
할 수 있는 것은 이대로 죽음을 기다리는 것뿐-

시리아는 눈을 감아버렸다. 포기였다.
(할 수 없지. 파트너)
-?
(이번엔 내가 널 도와줄게.)
(파트너 좋은 게 뭐겠어.)

시리아의 감정이 뒤틀렸다.
무엇인가 용솟음 친다.
편안해-
할 수 있을 것 같아-

타입 슬립 끝.
칼이 시리아의 목을 쳤다.
촌장도 더 이상 바라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캉-!
-? 보통 목이 잘릴 때 이런 소리가 나나?
촌장은 조금씩 눈을 떴다. 피 때문에 온 몸이 쑤셨지만.. 그래도 시리아의 마지막 모습은..
어? 생각 외로 시리아의 머리는 제대로 붙어 있었다.
그보다 시리아는 무사했다.
더 자세하게 시리아는 양손을 X자로 교차하고 있었고, 다리는 약간 벌어져 있었다.
칼은 무엇인가에 막혔다.
장갑 위에 형상화 된 푸른 빛깔의 무엇인가.
"크크크-"
시리아가 말을 이었다.
시리아 목소리가 원래 이랬나?
어렸을 땐 조금 더 착했는데, 이 놈도 늙었잖아.
목숨이 간당간당 할 때 하는 농담은 더 찰진가보다. 촌장은 씁쓸히 그 장면을 지켜보았다.
농담을 한 것은 일단 시리아가 무사하기 때문. 안도감이었다. 다행이다-

"바빌론의 제자, 시리아 이클립스와 그 파트너를 뭘로 보고-"
장갑 위의 푸르른 빛깔, 하나는 낫이었고, 하나는 손목 위에서 길게 직선으로 뻗은 검이었다.
낫이 칼 두 개를, 검이 칼 하나를 저지한 것이었다.
"너무 얕보셨어-"
시리아가 천천히 일어났다.
세 명의 힘을 받고 있는 데에도. 세 검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리고 팔을 펼쳐, 세 검을 모두 튕겨냈다.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은 당황한 기색도 없다. 아니, 그들은 감정이 없는 것 같았다.
조용히 중얼거린 것을 촌장은 분명히 들었다.
"깨어났다."

시리아의 오른손의 칼 모양이 빠르게 바뀌었다. 낫 부분의 나선형 날이 손목에 딱 밀착되어 있는 형태로,
그 길이가 시리아의 팔꿈치까지 왔다. 덕택에 낫 부분이 팔 전체를 보호하고 감싸는 모습이 되었다.
빠른 속도로 양손 다 그렇게 바꾸더니, 그대로 찔렀다.
번개 같은 속도로.

두 명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가루가 되었다.
이야 대단한데 시리아 녀석..
근데 시리아가 아닌 것 같아..
촌장은 고통 속에서도 그 생각만 할 수 밖에 없었다.

시리아 푸른 빛을 손에 모았다.
나머지 세 무리들이 한꺼번에 시리아에게 칼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신기했다.
장갑을 낀 손으로 칼을 맞부딪히는데, 전혀 다치지 않았다.
미세하게 보면, 푸른색 빛이 칼과 맞대기 바로 , 정말 간발의 차이에 주먹 안에서 빛나다가 주먹 밖으로 빛나는 것이었다.
그런 움직임으로 시리아의 주먹이 칼과 맞서 싸우고 있었다.
몇 번 칼을 맞대더니 시리아는 높게 뛰어 한 무리의 뒤로 점프하더니, 그대로 머리를 양 손을 주먹 쥔 채로 눌러버렸다.
머리가 박살이 나고,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그리고 나머지 둘은 긴 장검 형태의 푸른 빛으로 몇 번 맞부딪히더니 그대로 몸을 베어버렸다.

촌장은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시리아의 등 뒤를.
시리아는 아니다.
"너..너는 누..누구지?"
시리아는 뒤돌았다. 웃고 있었다.
다행이야- 촌장은 생각했던 것이다.
악마 같은 얼굴을 한 시리아를 말이다. 일단 그런 것은 아닌 모양이다.
"살아있었나, 노인."
터벅터벅 다가왔다.
"나는 지혜의 장갑. 내 파트너가 날 만난 지 하루도 안 되서 죽을 것 같기에 잠시 도와주었다."
촌장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장갑에.. 이런 힘이.
"이 아이를 맡긴 것은 바빌론인가?"
바빌론?
그 노인이 틀림 없다.
"그..그래"
입 속에 피가 고였지만 일단 말은 억지로라도 내뱉었다.
"그 동안 아이를 키우느라 수고 많았다."
"그리고 이건 그에 대한 보상이다."
눈부신 빛이 촌장의 눈을 감쌌다.
몸이 편안해진다.. 마누라가 안마 해주는 것 같구만. 그게 언제적 일인지 이젠 기억도 안나지만.
푸른 빛이 사라졌다. 촌장은 다친 곳이 없었다.
"이 아이는 떠난다. 나머지는 내가 가르친다."
시리아는 뒤돌았다. 망토가 멋있게 펄럭였다. 그리고 천천히 걸어갔다. 숲 속으로.
촌장은 엎드린 자세에서 일어났다.
지금 말하지 않으면 안된다!
"바빌론은, 바빌론은, 누구지?"
뒤 돌은 상태의 시리아가 잠시 멈추었다.
"지금은 알 필요 없다. 나중에, 나중에 깨닫게 되면 되는거야. 다만-"
"기억해둬라 노인. 이 아이는 바빌론의 제자 제 5열, 수호(守護)하는 자, 시리아 이클립스야."

촌장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마을로 돌아가라 노인. 아직 마을은 무사하다."
그게 문제가 아니야- 멍청한 장갑아.
"시리아가 돌아올 때, 말해주게"
"넌 내 생애 최고의 보배였다고."
"그 날, 널 받은 것은 내 선택 중 가장 값진 것이었다고!"

시리아는 터벅터벅 걸어갔다.
촌장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리곤 똑똑히 들었다.
"물론이다."

 

 

이야~ 1편을 끝냈습니다. 이전과 다르게 새롭게 다시 써 보았습니다. 중간에 너무 재미있어서, 저도 모르게 술술 써내려 가더군요. ^^ 이 긴 내용을 다 읽으실 분은 거의 없으시겠습니다만, 각각에 깊은 뜻이 담겨져 있으니, 이 부분 참고해서 읽어주시면 정말 너무 기쁠 것 같습니다. 몇 가지 적어야 하는 게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나라 및 인물은 바빌론과 연관된 인물들을 제외하고, 실제 엘가로드 연대기에 등장하는 인물과 나라입니다. 예를 들어 엘가로드라던가, 엔슬롯, 아르곤이라던가. 이러한 인물들은 이탈리아 멜로딕 스피드 메탈 그룹 랩소디 오브 파이어 (Rhapsody of Fire)의 루카 트릴리가 만든 엘가로드 연대기에 모조리 등장하는 인물들입니다. 다만 다른 것은 인물의 상황과 지리의 위치는 실제 엘가로드 연대기와 다릅니다. 바빌론의 제자들은 영국의 멜로딕 스피드 메탈 그룹, 드래곤포스(DragonForce)에서 따왔습니다. 실제 그들의 1집 노래 중 Disciples Of Babylon이라는 노래가 존재합니다. ^^ 물론 드래곤포스는 랩소디처럼 스토리는 없습니다. 가장 위에 나오는 <에리언의 책>에 관련한 <기록>은 Rhapsody Of Fire의 Age of the Mystic Red Moon에서 따온 것입니다. 해당 노래 부분의 가사만 적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노래 원하시는 분들은 쪽지나 메일, 방명록 킷해주세요. ㅎㅎ 덧글도 상관 없습니다.

 

Ainor was victim of black cruel war, 3000 years before
3000년 전, 아이노어는 검고 잔인한 전쟁으로부터 희생되었다.
Infinite rivers of red and black blood
빨갛고 붉은 피의 끝이 없는 강은,
Hell on the whole icy plains
얼어붙은 평원 위의 지옥같았다.
Uphold the pages of a holy book
거룩한 책의 장을 떠받들어라.
So like the angels have told
그리하여 천사들의 말처럼 행동하라.
It was the Erian's ancient white book
고대 에리언이 쓴 하얀 책은
Written with immortal blood
불멸의 피로써 쓰여졌다.
Age of the mystic red moon
신비한 붉은 달의 해에,
On the nordic plains, men and dragons fell down
북쪽 땅에서 사람과 용들이 떨어지고 죽었다.

 

제 소설의 키 포인트는 실제 노래 가사들의 인물과 내용이 이 소설에 등장한다는 것이겠죠. 이 부분을 감안하고 들어주시면 더 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거듭 말하지만, 이것은 청소년의, 아니 아직 어린이의 순수한 이상(理想)입니다. 제가 나중에 이런 짓을 하게 될까요. 그것은 아무도 모릅니다. 어렸을 때 누구나 로빈후드나 기타 만화영화를 보면서 영웅에 대한 로망을 길러 오셨을 겁니다. 영웅의 모험과 검에 대한 로망이 있을 때, 저는 글로 적어 내려가고 싶답니다. 나중에 되돌아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총 단어수 3,742 가장 긴 글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