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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Security

구글의 개인정보통합 정책의 문제점과 진의(眞意)

 

 

1. 개요

 

예전에 우스갯소리로 자주 하던 말이 있다. 블로그에도 가끔 언급했지만, 세계를 리눅스 진영이나 구글 진영이 지배한다는 식의 이야기였다. 리눅스는 체감 상 와 닿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구글의 경우는 다를 것이다.(엄밀히 말해 리눅스는 기업 쪽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농담이다.) 우리 생활 전반에 구글이 하나 하나 침투 해 있다고 해도 더 이상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크고 깊숙이 차지하고 있다.

과거까지만 하더라도 구글이 침투하지 못한 곳은 꽤 있었다고 보여지나, 최근에는 거의 소프트웨어 전반에 걸쳐 구글이 침투 해 있으며, 웹 서비스의 전반에 구글의 기반이 와 닿아 있다. 말 그대로, 하루의 시작을 구글 서비스로 시작하여 구글로 끝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침투의 어감 상 부정적인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구글의 서비스는 그 신뢰도와 함께 성능이 이미 보증되어 있음은 확실하다. 한 마디로 다각도로 좋은 서비스라는 이야기이다.

 

1-1. 예시

 

아침에 눈을 떠 구글 안드로이드가 설치된 휴대폰으로 구글 지도를 실행 시켜 오늘의 날씨를 알아본다. 잠시 씻고 출근을 하면, 구글 지메일로 오늘의 메일은 무엇인가 알아 보고, 오늘의 미팅 장소를 구글 스트리트 뷰로 탐색한다. 미팅 장소에 한 시간 일찍 온 나는 구글 OS가 설치된 크롬북을 켜서 구글 크롬 브라우저를 이용해 구글 홈페이지에서 구글 뉴스를 검색한다. 아 참, 오늘은 구글 크롬 모바일의 베타가 나오는 날이다.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설치해본다. 그리고 구글 애드센스에 들어가 지난 1주일 간 블로그의 수입도 알아본다. 구글 독스에서 회사에 필요한 자료들을 수집한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잠시 한가해져, 구글플러스에 접속해 SNS를 한 뒤, 구글 유투브로 동영상을 보고, 구글 피카사로 이미지를 탐색한다. 참, 구글 리더를 통해 블로그 구독을 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중략) 그리고 밤이 되어 내일 일정을 구글 캘린더로 정리한 뒤, 잠에 빠져 든다.

중략은 쓸 게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길어질까 싶어서 줄인 것인데… 어쨌든, 구글의 서비스 전반은 이미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심각해져 있다. 나는 구글 독스를 이용한 설문조사도 여러 번 해 보았고, 지메일도 사용하며, 구글 안드로이드를 사용한다. 브라우저는 오페라를 즐겨 사용하지만, 내 생활에서 구글은 빠질 수 없는 것임에 분명하다.

 

2. 구글 개인정보 통합

 

그런 구글이 개인정보보호정책을 수정한다. 개인 정보 통합이라는 이름 아래, 구글의 모든 서비스에 대한 개인 정보를 모두 통합하여 관리하겠다는 취지이다.

 

2-1. 목적

 

개인정보호정책을 수정하여, 구글의 60여 개 서비스의 개인 정보를 모두 통합하여 관리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보다 안전한 개인 정보의 관리가 가능하다.

 

2-2. 문제점

 

구글은 예전부터 사용자의 여러 가지 정보를 동의 아래 취득해 왔다. 하지만 무조건 체크만 해야 되는 줄 아는 사람들이 많아 읽지 않고 체크만 해, 상당 수 많은 서비스들에 다양한 정보가 축적되어 왔다. 예를 들어 구글 크롬 브라우저는 웹 기록을, 유투브는 동영상 기록 등을 수집해 왔다는 것이다. 구글 크롬은 출시 초기 문제가 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러한 것들이 통합 관리 되면, 기존의 익명 개인정보들이 보다 더 세분화 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점을 문제점으로 삼고 있는 것이, 유투브의 개인정보를 볼 경우 나이 몇의 누구가 어떠한 종류의 동영상을 본다, 로 끝날 수 있지만 위의 모든 서비스와 집합되면 '어디 즈음에 사는 나이 20대의 주로 성인 자료를 검색하는 남성이 어떠한 종류의 동영상을 본다' 정도로 세분화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대충 줄여 말했지만 물론 훨씬 더 세부적이다.

말 그대로 익명 수집인데, 그 규칙이 매우 세분화 되어 버리니 익명이긴 한데 허울 좋은 익명이라는 소리다.

 

2-3. 피해

 

이러한 정보를 구글이 통합하는 데에 따른 이유는 광고의 정확성에 있다. 구글의 대부분의 서비스는 무료이지만, 그들의 수입원에는 광고가 절대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구글 광고의 수입은 구글을 먹여 살리는 지지대 역할을 한다.

그러나 내가 의류에 전혀 관심이 없는데 의류에 대한 광고만 나온다면 과연 누가 클릭을 할까? 구글과 광고주에 전혀 이득이 되지 못한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보다 더 자세한 사용자 데이터를 토대로, 그 사용자가 접속했을 경우 최적의 관심사 광고를 노출시켜 클릭할 확률을 올려야 한다.

물론, 광고에 사용하는 것은 어느 마케팅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고, 구글은 단지 큰 회사이기 때문에 대량의 정보가 광고 홍보에 사용될 뿐이지, 그 자체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분명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개인정보통합에서는 모은 개인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대한 대책이 없다. 일단 통과되고 나면 어떻게든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국내 기관에서는 이를 중점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기사가 게재된 적이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그러니까 다각도로 분석된 익명 아닌 익명의 개인정보들이 어떻게 사용될지도 모르는 채 통합된다는 이야기다. 물론 구글은 개인정보를 거래하지는 않는다고 밝혔지만, 법에 저촉되지 않는 수순에서 얼마든지 개인정보를 사용할 수 있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또한 가장 근본적인 국내 현실과 맞대어 생각해볼 때, 구글이라고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국내 최대 포털을 보라. 발.렸.다. 과거에 여러 곳 털려야 할 것 한 곳 털리면 그대로 끝장이다.

 

3. 세계적인 시각

 

우리나라의 통신 전담 국가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러한 개인정보통합 정책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하였으며, 미국 하 의원들은 구글 CEO에게 서한을 보내는 등, 국내 및 해외 다각도로 해당 개인정보통합에 굉장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비슷한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구글이 개인정보를 침해한다는 식의 광고를 통해 자신들의 서비스를 강조하고 있으며, 이것은 미국 시민들의 개인정보통합 정책의 시선에 대해 어느 정도 대변해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4. 사설(私說)

 

4-1. 익명이면 상관 없나

 

실명으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나 블로거들 중, 분명히 실명으로 타인과의 교감을 나누고 싶어하는 이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그들 또한 자신의 사생활을 침해 받을 가능성을 갖게 하고 싶지 않으며, 실명을 좋아하는 사람들보다 익명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

구글이 요청하는 개인정보는 모두 익명일 것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세분화된 익명의 개인정보가 과연 어디까지 익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 않나. 구글의 비공식 모토는 '사악해지지 말자'이다. 지금까지 이 말은 너무나 유명해졌다.

구글은 과연 비공식 모토를 정말 비공식으로써 끝낼 생각인가.

 

4-2. 구글의 행보

 

최근 구글은 유럽의 잊혀질 권리(사용자가 원하면 기업 측은 관련 개인정보를 모두 삭제해야 한다.) 법의 도입을 앞두고 심한 반대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구글의 행동은 위선이며 모순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최근 구글의 행보에 굉장히 실망하고 있다.

기타 등 SOFA, PIPA 등의 도입도 반대하고 있으나, 그것과 이것은 과정만 다를 뿐 결국 사용자에게 전혀 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똑 같은 결론이 아닐까? 대기업들의 행보에 그들을 먹여 살리는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4-3. 세계정복

 

아무튼 이렇게 조목조목 서비스 반경을 넓혀가면서, 더불어 개인정보 등의 통합 등을 하려는 구글을 보자면 그저 정말 구글로 시작해 구글로 끝나는 세계를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더 이상 군사 세계 정복이 아닌 문화로 세계 정복을 하려는 게 아닐까?

구글이라는 문화로 말이다.

 

5. 참고 링크

 

이 글의 작성에 대해 참고한 링크를 게재합니다.

 

구글, 개인정보 통합 정책의 심각성

방통위, '구글 개인정보 통합관리' 조사

구글, 새로운 개인정보취급방침 (2012년 03월 01일)

구글, 기념일 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