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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y Story

별로 유쾌하지 못한 국민은행 이용

 

어제 간만에 친구랑 날 잡고 노원역에 갔다. 노원역이 그래도 강북에서는 꽤 활성화 된 곳이라, 사거리에 은행 네 곳 모두가 밀집되어 있는 등, 은행가나 쇼핑에 그래도 Coree 쓸만한 곳으로 뽑힌다. 친구는 SKY 휴대폰 수리하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은행 OTP(One Time Password)를 만들러 갔고, 나는 국민은행 계좌 및 ATM 비밀번호 변경과 입금 겸 지역 조사도 할 겸 같이 갔다. 원래 친구 놈이랑 나랑은 서로 수지가 맞아야 간다. -_-; 의리고 뭐고 없어.

사실 계좌비밀번호 변경과 입/출금 카드 발행은 전에 우리은행에서 해본 적이 있어서 자신감 있게 준비물들을 들고 갔다. 우리은행에서 할 때 필요했던 것은 학생증 + 주민등록등본. 아직 주민등록증이 안 나왔다. OTL.. 그리고 입/출금 카드도 무료로 뽑을 수 있었다. 그래서 별 생각 없이 국민은행에 고고.. 사람이 정말 많은데 아득하더라… 은행 가 본 사람은 알겠지만 일단 업무 특성상 대체적으로 상당히 복잡한 것들만 은행을 방문하기 때문에 한 사람당 소비하는 시간이 장난이 아니다. (대부분은 인터넷으로 해결하니까, 은행까지 찾아갈 문제는 상당히 복잡하거나 귀찮은 문제들뿐이다.)

거의 근 30분을 근성으로써 기다리고, 드디어 상담원과 연결(?)되어 말을 시작.

"국민은행 계좌번호를 변경하고 싶은데요."

"등본은 가져 오셨나요?"

"(자신 있게) 예."

"아니, 미성년자신데요. 부모님 없으면 못 하세요."

"..예?"

이러더니 자연스럽게 무슨 쪽지 같은 걸 딱 꺼내주더니 부모님과 같이 오면서 지참할 서류들을 정리한 쪽지를 주면서 부모님과 같이 오란다. 아니 만 14세 미만도 아니고 몇 달 차이로 성인이 못 된 건데 왜 안 되는지.. 더 어이 없던 건 우리은행에서는 싱글싱글 하게 잘 해줬는데 말이다. -_-; 처음부터 정책이 이랬으면 아무 말도 못하겠지만 다른 곳에서는 등본과 학생증이면 웃으면서 처리해 주는 걸 왜 여기에서는 부모님 + 가족증명서 + 등본 + 등등을 쳐 넣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더 웃긴 건 입/출금 카드를 만들어 달랬더니 돈을 달라는 것이다. 그것도 2,000원이랜다. 옘병할 누가 쓰냐.

다른 사람들 눈도 있고 해서 질질 끌지는 못하고 깨갱거리면서 국민은행에서 나왔다. 나중에 찾아보니 엔하위키에서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는 것을 찾아볼 수 있었다.

2. 미성년자 예금에 관한 처리 : 2008년 9월부터 미성년자 예금에 관한 처리가 복잡해졌다. 법정대리인간 예금분쟁이 자주 일어나서 그렇다고... 미성년자의 예금을 해지하거나 사고신고를 하려면 본인은 불가하고, 법정대리인이 미성년자의 기본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를 각 1부씩 지참하고 방문 해야 한다. (출처)

결국 눈물을 머금고.. 다시는 국민은행을 쓰지 않겠다는 쓸데없는 사념에 휩싸여 하룻밤을 보냈다. 그런데 애매모호한 것과 또 국민은행을 안 쓸 수도 없는 것이, Coree 국내에서 지점 1위인 터라 안 쓸 수가 없다. 우리은행도 Big 4에 들기는 하고 지점 수야 많지만 그건 서울만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좋은 예로 우리은행 노원지점 200m 거리에 우리은행 지점이 하나 더 있더라. 노원에는 사람이 겁나 많은데 거긴 너무 없어서 4시 전에 문 닫은 건 줄 알고 입구에서 뻘뻘거렸다. -_-;; 거기에서 1km 떨어져 우리 앞에도 우리은행 지점이 있으니..

 

그리고 하룻밤 지나, 오늘 동생이 졸업식을 하는 관계로 엄마 아빠 두 분 다 하루 쉬거나 늦게 출근을 하셨다. 엄마가 사무는 톡 꿰고 있으셔서 가족증명서가 모두 있길래 국민은행을 아빠와 같이 갔다. 엄마는 출근 하시고. 점심 시간이라 직원도 없고 사람도 없어서 별 문제 없이 상담원과 연결(?)되었다.

당당하게 "계좌 비밀번호 변경"하고 싶은데요, 라고 말했더니..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달란다. 줬다. 근데 다시 돌려주면서 하는 말이, 3개월 이상 지난 건 안 된단다. 이런 옘병할

그러면서 또 아빠가 옆에서 하는 말씀이 원래 6개월인데 왜 갑자기 3개월이냐, 저희는 그렇다 어쩔 수 없다.라면서 -_-;; 못해주겠단다. 국민은행 이 놈들도 겁나 웃긴 것이 원래 학생이 은행 영업 시간까지 시간 내기도 어렵고, 직장 다니는 부모님 또한 어려운 걸 누구보다 잘 알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신고 하려면 부모님 데리고 와라, 하면서 센스 없게 3개월 이상 지난 건 안 된다는 개 드립을 치고 앉아 있는 게 참.. 서류 다 떼 오고 부모님 시간 나고 학생 시간 나는 최상의 조합을 내 놓아도 기간 때문에 퇴짜를 놓으신다. 말 그대로 희대의 병크. 기간이 무슨 관리자 권한이라도 되나?

그래도 지점장이 얼핏 불쌍해 보였는지 은행 등본 떼서 그걸로 합해서 해주겠단다. 나도 들어놓고 이해는 안 갔지만 해준다니까 또 30분을 기다렸다.. 문제는 직원이 교체되어서 처음 갔을 땐 식사하러 간 직원이 돌아와서 우리랑 연결 됐다. 젠장.. 지점장은 상품 홍보 중.. 아..

말귀를 못 알아 먹는다!! 더 답답한 건 우리도 모르니까 설명을 못한다. 지점장이 알아서 해준다고 했어요, 나는 모릅니다, 한번 여쭤보세요, 몇 번의 말을 더 나누고 나서야 지점장이랑 연결(?)이 된 상담원. 지점장 왈이 그래도 부모님이랑 어렵게 시간 내 주셨으니까 등본이랑 합해서 해주고, 나머지는 내가 당구장 표시 넣어서 예외처리 할 테니까 일단 지금은 그렇게 해 놓아라, 하셨다. 그제서야 수긍하고 일 시작… 우리은행에서 30분이면 될 걸 1시간 질질 끌고 와 버렸다.

그리고 후에 입/출금 카드를 만들었다. 여전히 수수료 2,000원이라는 의문의 돈을 내면서 만들어 버렸다. 그래도 꽤 편리하기 때문에 사용 상에서 만들어 두면 좋기 때문. 원래 그냥 뽑는 것 (1회)은 무료 아니냐는 말에 헛웃음을 지으면서 원래 유료라고 말하는 상담원 -_-;; 또 막 법정대리인이니 뭐니 해서 이것 저것 기입하고 결국엔 다 만들었다. 나중에 확인 차,

"그럼 이걸로 입 출금할 수 있는 거죠?"

"그렇죠. 체크카드는 나이가 안 되어서 못 만드세요."

"체크카드요?"

"네. 14세 미만이시면 안.. 아니 18세… 어?"

잠시 침묵 하더니,

"아.. 그냥 체크카드로 만들어 드릴까요?"

돈 다 내고 카드 다 뽑고 영수증까지 받았는데 다른 게 가능하다는 헛소리를 해주셨다. (그러나 생각하기엔 따라 다른 것이, 이 상담원이 신경 안 써서 말 안 해줬으면 수수료 2,000원 고이 내고 그냥 갈 뻔 했다. 그 부분에서는 일단 감사를.) 체크카드가 돈만 있으면 물건도 살 수 있다 길래, 아빠도 그래, 하셔서 하나 만들었다. 또 여러 가지 적는 중에 갑자기 2,000원을 돌려주는 거다. -_-;;

"아니 왜 돌려주세요?"

"아, 체크카드는 수수료가 없어요."

"예?"

그 말에 울 아빠도 깨나 황당했는지 (체크카드는 입/출금도 포함되기 때문에 어쩌면 수수료는 체크카드가 더 들거나 해야 할 상황이다.)

"아니 입/출금 카드는 돈을 내는데 왜 체크카드는 돈을 내요?"

"그..글쎄요.. 아무래도 은행에서 권장하는 거라서 그런 거 아닐까요?"

하신다. -_-; 아우 상놈들 진짜; 결국 돈 환불 받고 체크카드로 발급 받아서 왔다. 12시 50분에 식당에서 밥 먹고 55분에 국민은행 가서 결국 2시 되어서야 집에 왔다. -_-;; 애들이 정말 융통성이 없다. 까다롭게 할 거면, 아예 영업 시간을 다섯 시나 여섯 시로 늘리든가, 닫는 건 칼 같이 하면서 뭐 그리 까다롭게 하는지 모르겠다. 아니 뭐 거액의 돈을 인출을 하는 것도 아니고 내 명의로 된 계좌 내가 비밀번호 변경 하겠다는데 무슨 엄마 데리고 오고 가족증명서 떼어 오고 학생증 갖고 오고 더군다나 그건 3개월이 지나면 안 되고..

결국 그 지점장의 센스 덕택에 살기는 했지만 그러지 못하고 꽁하고 다시 돌아 왔으면 난 지금까지도 집에 있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오픈뱅킹도 그렇고 우리은행 쪽이 훨씬 낫다. 일단 우리은행이 익숙하기도 익숙하고 오페라 브라우저에서 국민은행 들어가면 엔프로텍트 로딩하는데 갑자기 브라우저가 얼어버리는 별 해괴한 사태가 일어난다. 이 놈의 은행권 엔프로텍트는 어딜 가도 문제. -_-; 우리은행은 안랩 껄 쓰는데 안랩 특유의 그 인스톨 로딩 빼면 브라우저가 얼어버리는 것은 없고 무난하게 잘 활동하는 편이다. 그래서 웬만하면 우리은행 오픈뱅킹을 선호한다.

하지만 우리은행도 오픈뱅킹의 경우 OTP 사용이 의무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비용이 발생한다. IE용은 보안카드로 되면서 왜 오픈뱅킹은 OTP를 의무로 써야 하는지 이 쪽도 생각해보면 속을 알 수 없기는 마찬가지. 국민은행은 센스 있게 지정PC 기능으로 해놨드만. 결국 오십보백보? 뭐 개인적인 지점의 선호이지만, 중계2.3동 우리은행 지점의 직원들이 싹싹하고 젊고 예쁘고 정말 친절하게 대해줘서, 자꾸 가고 싶어진다. 특히 남자 직원이 참 잘 상담을 해줘서 정말 고객만족을 불러오는 곳. 물론 국민은행 아주머니(!!!)들도 매우 친절하시다. 그건 위에 설명하신 분도 포함이다.

우리 집은 우리은행이 가깝기 때문에 가급적 우리은행을 이용하지만 (그렇다고는 하나 바로 옆에 국민은행이 있다. 건물 하나 차이로 우리와 국민이 사실상 붙어 있다고 봐도 된다..) 국민은행이 아무래도 국내 1위로 지점이 많다 보니까 쇼핑몰 이용 등에서 조금 더 편할 때가 많다. 저번에 소개한 뮤직메이트도 그렇고.. 안 쓸래야 안 쓸 수가 없는 곳이 또 이거. 전체적으로 직원은 다들 친절하지만.. 국민은행은 제도 자체가 좀 엿이다. 물론 다 이유가 있어서겠지만 최대한 이용자 편의를 생각해 줘야지.. 3개월 드립에선 진짜 눈물 날 뻔 했다.

앞으로 국민은행은 별로 안 가게 될 듯 하다.

글이 상당히 조는 상태에서 쓰여지고, 항상 하는 수정과 보완 작업을 하지 않았으므로 이상한 문장, 깔끔하지 못한 문장이 있을 텐데, 양해 부탁드린다.